성북의 공동체 분야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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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의 공동체 분야 기록물

성북의 공동체 분야 기록물


공동체의 기록, 이미 공동체이거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의 기록을 모았다. 마을에서 제소리를 찾아가는 다양한 과정을 모으고 정리했다. 기록학에 근거한 학술적 체계성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이라는 기초공간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삶이 낱낱이 담긴 기록들이 흩어져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동네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기록한 마을잡지, 풀뿌리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 공유공간 정보지, 마을 활동 보고서, 포럼과 토론회 결과자료집, 마을활동 기록집 등을 수집했다. 수집하고 보니 일단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모양새도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삶의 모양새가 이렇게나 다양하구나를 새삼 깨닫게 하고 소통에 대한 열망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 기록물의 많은 부분이 기록의 당사자들이 직접 쓰거나, 찍거나, 듣고 풀거나, 공감하며 작업한 활동, 삶의 행위를 증거하기 위한 결과물인 동시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회,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생각과 행위의 변화를 만드는 것이 민주화라면 우리의 기록은 서로의 존엄을 지키며 상호의존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공론의 매체다. 

 

공동체의 기록은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며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배우는 관계로 확장되며 공동체의 공통감각을 쌓고 축적해가는 과정이다. 이 축적의 시간을 통해 이름 없는 삶들이 존중받는 세상으로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이 한 걸음이 다시 한 걸음이 되기 위해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이 시작이 시작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록과 공동체가 함께 자라며 더 많은 시간들이 축적되기를 바란다. 



박현진(성북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